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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임 - 배우들의 연기력이 묻혀버린 아쉬운 연출력

한그리 2008. 5. 18. 13:49
더 게임

※일부 스포일러 포함※
 
 
 
개봉 전부터 변희봉과 신하균의 대결만으로도 보고 싶었던 영화가 바로 '더 게임'이다.
거기에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손현주와 이혜영까지 조연으로 합세했으니 나로서는
개봉하자 마자 달려가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 결국 그렇게 했다.
 
 
장르는 두뇌게임형 스릴러....하지만 두뇌 게임과 스릴은 어디로...?
 
포스터도 그렇고 예고편에서도 그랬듯이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처럼 보인다.
영화 정보에도 역시 장르는 스릴러로 분류되어 있으며 시나리오 역시 스릴러에
어울리는 아이디어다.
특히 많은 관객들이 기대했던 것은 아마도 두 걸출한 배우의 두뇌 게임,
즉 게임이 시작되면서 느끼는 긴장감과 두 배우의 연기 대결에도 관심이 많았을 듯 하다.
 
하지만......아쉽게도....영화는 관객들에게 스릴도 또 관객들과 함께 하는 두뇌 플레이도
제공하지 않는다. 일본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두뇌게임이 아닌듯 하다.
그럴바엔 차라리 간간히 나오는 코믹요소를 영화 전반적으로 깔았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또한 [올드보이]에서의 최민식 vs 유지태 형태와 같은 캐릭터간 대결구도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아쉬움과 실망만을 더해준다. 게임에서 져 몸을 바꿔치기 당한 신하균이 어떻게 다시 몸을 되찾나
하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고 오히려 이은성과의 로맨스에 더 촛점이 맞추어진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러닝타임동안 긴장감이 상대적으로 완화된듯 싶다.
영화가 처음부터 스릴러보다 드라마의 이미지를 입고 개봉되었더라면 관객들의 기대심리를
이정도까지 배신하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이렇게 스릴러에는 어울리지 않는 연출과 편집 덕택에 마지막 반전도 좋은 아이템이였지만
활용하는 과정이 너무나 미흡했기에 그다지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한듯 싶다.
 
요런 장면만 보고 스릴과 긴장감 넘치는 화면구성을 생각했다면....낭패!!
 
 
배우들의 연기는 최고, 그러나 연출과 편집의 실패가 좋은 연기를 따로 놀게 만든다...
 
참 아쉽다....대한민국에서 연기하면 빠지지 않는 배우들...변희봉, 신하균, 이혜영, 손현주..
이 분들의 연기자체는 '역시!' 와 어울리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특히 손현주씨는 어느 상황에
있든지 어떻게 편집이 되던지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화속에서 유일하게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손현주씨의 연기조차도 생뚱맞게 느껴질때가 있으니....
 
물론 두 주인공인 변희봉씨와 신하균씨의 연기도 연기 그 자체로만 본다면 주관적인 입장에선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의 연기가 왠지 모르게 서로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질적이였다고 해야 하나?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과 어울리지 않고 그저 한 장면을, 예를 들어 감독이
"이런 장면이 있는데 이런 느낌으로 한번 연기해주세요"
이렇게 주문하고 장면 장면을 연기해서 그저 갔다가 붙여놓은듯한 느낌이다.
장면 장면의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여기서 연출력과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여배우로서 가지기 힘든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이혜영씨 역시 영화 초반에는 영화에 어울릴 법한
연기보다는 연극에 어울릴 연기를 보여줬으며 불분명하고 모호한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써
좋은 연기 역시 캐릭터처럼 모호해져 버린것 같다.
연기와는 별개이지만 특히 갑자기 죽어서 사진으로만 보내어진 장면은 편집이 얼마나 허술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뽑고 싶다.
 
 
영화의 일관성 있는 색채나 톤은 일단 맘에 들었지만 앞에서 꼬집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단점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새삼 영화란 어느 한가지가 출중하다고 해서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화합이 가장 중요한
종합 예술이라는 것이 마음에 와 닿는다.
 
[더 게임]을 보며 [올드보이]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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