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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Black)] -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날줄이야.....

한그리 2009. 2. 1. 21:31

블랙
감독 산제이 렐라 반살리 (2005 / 인도)
출연 아미타브 바흐찬, 라니 무케르지, 쉐나즈 파텔, 아예샤 카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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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신뢰와 꿈을 가진 진정한 스승과 제자의 기적같은 작품


[Black]은 인도판 '헬렌켈러'와 같은 작품이다. 인도가 영화를 아주 잘 만드는 나라인것은 알았지만 여태까지 인도영화를 특별히 진지하게 감상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어쩌다가 알게 된 [Black]. 이 영화 하나로 인도영화에 대한 세계적인 명성은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남녀배우 모두다 연기를 보니 인도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는 배우들이 아닐까 추정해본다.

Black, 어둠이 있어야 빛이 존재한다.


영화의 제목이 왜 Black일까 의아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바로 알수가 있었다. 여주인공인 미셸은 볼 수도 없고 들을수도 없는 장애아이다. 미셸에게는 이 세상이 말 그대로 블랙이다. 어둠밖에 없는 그곳에서 그녀는 손으로 느끼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볼뿐이다. 오감 중 시각과 청각에 장애가 있을뿐인데 이 장애는 사람을 어둠속에 놓아두고 그 어떤 지식도 못들어오게 차단시켜 놓는다.

이런 어둠속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미셸에게 한줄기 빛이 새어들어온다. 바로 선생님인 '사하이'다.
그는 미셸의 가르침에 자신의 모든것을 거는 말 그대로 '위대한 스승'인 것이다.
그의 가르침은 미셸을 위로하거나 토닥이는 감언이설로 시작하지 않는다. 대신...

"너는 a,b,c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b,l,a,c,k 즉 어둠부터 배우는 거다."

란 말로 미셸의 현실을 직시시켜준다. 어둠에서 빛을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니..어쩌면 어둠에서 시작하기에 빛을 보는 방법을 배울수 있는게 아닐까 한다.

어둠속에서만 아무것도 모른채 그저 자기가 느끼는대로만 살아왔던 버릇없고 거친 미셸을 가르치는 일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하지만 사하이 선생님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그 스스로에게 있어선 미셸을 교육시키는 것이 바로 빛이기 때문이다. 어둠속에서 빛을 보게 해주는 첫번째 방법으로 사하이 선생님은 단어를 가르친다. 자신의 입에 미셸의 손을 갖다대어 이 세상 모든 단어를 느끼게 해주고 계속해서 미셸의 팔에 써준다. '불가능'이란 단어만 빼고 말이다. 이런 미셸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에 결국 미셸은 'water'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배우게 된다.

어린 미셸이 처음으로 water라는 단어를 배우게 되는 장면. 이 장면은 정말 내게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일것이다. 나도 모르게 울어버리고 말았으니까 말이다.


미셸에게 있어선 배움이 빛이였다. 배움으로써 꿈을 가지게 되고 그 꿈을 자신의 스승과 함께 꾸면서 어둠속에서 빛을 발견해나가는 것이었다.

영화는 위대한 스승과 위대한 제자의 관계를 단순히 그들의 꿈의 한단계인 대학졸업에만 맞추어 그려나가지 않는다. 바로 사하이 선생님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인 '알츠하이머'에 걸림으로써 사랑하는 제자에 대한 모든것을 잊어버리고 미셸은 자신의 위대한 스승이자 곧 빛인 선생님에게 자신이 배운것을 그대로 알려준다. 모든것을 잊어버린 사하이 선생님은 이제 거꾸로 어둠속에 놓여지고 제자인 미셸이 스승을 위해 역할을 바꿔 빛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감동이며 깨달음이다.
영화 대사의 50%이상이 다 명대사일 정도이다.

교육하는 사람은 꼭 봐야할 명화



[Black]은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들을 지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명화다. 교육이란 것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지는지 영화가 잘 말해준다. 또 교육에 있어서 어떤것들이 중요한지 잘 말해주고 있다. 무조건 1등만 인정해주고 1등만을 고집하는 한국교육이 반성하고 느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시사한다. 학교, 학원, 가정 할것 없이 모두다 상위권 학생들만을 위한 교육을 선호하는 현재 한국의 트랜드에서 우리가 얼마나 어둠속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관심하며 그들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아마 평생 사하이 선생님과 같은 위대한 스승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것이다. 그러니 저런 선생님을 찾기 보다 부모님들 스스로가 사하이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존재한다. 어둠속에 오래 있었던 사람일수록 빛에 대한 갈망이 더욱 클 것이다. 무한한 신뢰와 사랑 그리고 포기를 모르는 열정은 누구나 사하이 선생님과 미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 영화의 모티브과 되었을 '헨렌켈러'와 설리반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무한한 존경의 마음이 든다.
그리고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함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에 이런 영화를 다시 만나게 될줄은 몰랐다. 정말 대단한 영화를 만났다.





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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