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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otte's Web]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한그리 2009. 2. 4. 02:02

Charlotte's Web (Paperback)
외국도서
저자 : 엘윈 브룩스 화이트(Elwyn Brooks White)
출판 : HarperCollins 197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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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국내도서
저자 : 엘윈 브룩스 화이트(Elwyn Brooks White) / 김화곤역
출판 : 시공주니어 200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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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이들의 '정독'용 책으로서 문제 만들기를 끝낸 [Charlotte's Web]. 미국에서 중학교(8학년)시절 ESL 반에서 읽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가자마자 3개월만에 읽은 책이니 그 당시는 사전들고 씨름하느냐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고 그저 다른 학생들이 한 숙제 배끼기에 급급했던 시절이니 책을 제대로 읽었을리 만무하다.

나름 한국에서 영어 많이 배워 문법으로 무장해서 학교시험도 잘 보던 중학생에게 '완절(완전 절망)'을 안겨주던 책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절망감에 쳐다보기도 싫었던 이 책으로 이렇게 자라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역시 인생엔 반전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이 이렇게 훌륭한 책인지 이제야 깨달았다. 교육용으로 접근하니 이 레벨에 이 정도 책이 없는 것이다. 재미? 당연히 재미도 있다. 아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는 큰 재미를 선사해줄 책이다.

Charlotte's Web의 레벨은?



우선 이 책의 작가 'E.B. White'는 [Stuart Little(스튜어트 리틀)]과 [The Trumpet of the Swan(백조의 트럼펫)]으로 아주 유명한 작가다.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가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 생명의 귀중함을 강조한다.

[Charlotte's Web]은 Arable가족 중 아빠가 도끼를 들고 나가는 내용으로 시작해 처음부터 삶과 죽음에 대해 다룬다. 딸 Fern은 아빠가 도끼를 나가는 이유가 태어난 새끼돼지 중 유난히 작은녀석을 죽이러 간다는 것을 알고 혼신의 힘을 다해 아빠를 말린다. 단지 약하다는 이유로 죽이는것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자신이 태어났을 때 약했더라면 죽였을거냐고 반문한다. 어린 딸의 논리적인 반박에 아빠는 새끼돼지를 살려주고 딸에게 키워보라며 선물로 준다. Fern은 너무 좋아 돼지를 정성껏 키우며 이름도 'Wilbur'라고 지어준다. 하지만 이 윌버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큰 농장을 소유한 삼촌댁으로 팔려나간다.

이후부터는 주인공이 Fern이 아닌 Wilbur로 넘어간다. 사람중심에서 자연스레 동물중심으로 넘어가는 작가의 전개방식이 상당히 맘에 든다. 윌버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여전히 Fern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새로운 이웃들(다른 동물들)과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곧 윌버는 다른 동물들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음을 깨닫고 외로움을 느낀다. Fern이 전부였던 윌버에게 제약된 Fern의 스케쥴은 그를 극심한 외로움으로 빠뜨린다. 그런 그에게 어둠속의 빛과 같은 존재가 다가온다. 그게 바로 또 다른 주인공인 거미 'Charlotte'이다.

샬롯은 오래전부터 윌버를 지켜봐왔다고 기꺼이 그의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한다. 이 샬롯이란 거미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한층 재밌게 발전된다. 아무도 없던 그에게 처음으로 친구란 존재가 생긴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처음 생긴 친구에 대한 설레임,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 선물을 처음 받을 때의 느낌 등등을 윌버의 설레임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인간의 시각으로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거미 샬롯과 돼지 윌버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감으로써 우정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늙은 양의 한마디가 사건의 발단이 된다. 사건의 발단까지 오는 과정은 꽤 길지만 각 동물들의 등장과 세세한 묘사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독자들을 이끈다. 이 양의 한마디란 윌버가 크리스마스때 맛있게 구워진 햄이나 베이컨이 될거라는 것이였다. 이 소리를 듣고 좋아할만한 인간 또는 동물이 어디 있겠는가? 아니 무덤덤할 인간이나 동물도 없을것이다. 아마 날뛰고 어떻게든 살고 싶어할 것이다. 당연히 윌버도 생명이 있는 돼지였기에 죽고 싶지 않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운다. 이 부분에서 오늘도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돼지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어쨌든 이런 윌버에게 샬롯은 자신이 윌버를 더럽고 치사한 인간들의 속임수로부터 구해주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렇다. 맛있는거 많이 먹이고 정성들여 키워 동물들이 자신을 사랑하나 보다라고 착각하게 만든 뒤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치사한 속임수라고 표현한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어떻게 샬롯이 윌버를 구해줄 것인가에 촛점을 맞춰 아주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샬롯은 그 방법으로 인간의 무지함과 한정된 지식을 이용한다. '거미는 절대 단어를 쓸 수 없다.'란 인간들의 믿음과 기적을 갈구하는 욕망을 이용해 윌버를 특별한 돼지로 만들어버린다. 이 방법으로 샬롯은 끝까지 윌버를 지키고 자신은 알을 낳고 기운을 다해 결국 생을 마감한다. 윌버는 매우 슬퍼하지만 샬롯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샬롯의 자식들을 정성껏 키운다. 이렇게 윌버와 샬롯의 우정은 죽음 이후에도 쭉 이어진다. 대조적으로 그렇게 윌버를 사랑했고 동물들의 대화를 다 알아들었던 Fern은 결국 성장하면서 보통 인간과 같이 이성에 관심을 가지며 윌버에게 점점 관심을 멀리한다.

[Charlotte's Web]은 인간의 시각과 동물의 시각을 자연스레 왔다갔다 하면서 상황과 느낌을 표현해낸다. 로알드 달과 같은 살아움직이는 듯한 표현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배울수 있는 교과서적인 표현들이 굉장히 많다. 어휘 선택도 탁월하여 이 책에서 나오는 어휘들을 습득한다면 시험영어에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거기에다 아이들과 토론할 수 있는 주제거리도 많이 제공한다.

뉴베리 수상작답게 재미뿐 아니라 생명은 인간뿐 아니라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에게 다 똑같이 소중하다라는 교훈도 담고 있으며 오히려 인간의 이기주의와 한정된 지식에 대한 자만심이 어리석을 수도 있음을 조용조용 마음에 새겨준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은 아마 지구가 망하는 날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것이다.

 

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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